정형돈 “돈까스 사건, 새 시대 됐으니 이젠 말하겠다”

By | July 12, 2017

억울한 게 많아 보였지만 침착했다. 이제라도 말 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만으로 만족한 모습이었다.

방송인 정형돈(39)은 건강상의 이유로 방송가를 1년 여 떠났다가 지난 해 복귀했다. 이후 밝은 모습으로 JTBC ‘뭉쳐야뜬다’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 출연하고 있지만 그의 마음 한 켠에는 아직 짐이 있다.

2011년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내 걸고 제작에 참여한 도니도니 돈까스. 홈쇼핑 출시 1년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팩을 넘어서며 업계를 뒤흔들었다. 직접 출연해 돈까스를 튀기고 먹는 등 최선을 다해 이름 알리기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2013년, 검찰은 도니도니돈까스를 만든 야미푸드 공장을 수사하기 시작했고 야미푸드 김모 대표는 육류 함량 미달 혐의로 불구속기소된다. 정형돈은 책임 회피라는 불똥을 맞아 사과했다. 벌금형으로 최종 판결됐지만 회사는 부도 위기에 처했고 정형돈에겐 책임 회피라는 ‘먹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동안 누구도 저와 업체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막상 말을 하려고 하자 다른 걸 물어보기 바빴고 더욱 언론 앞에 설 용기가 없었죠. 정권이 바뀌었고 이제라도 억울함을 풀어보고자 해요. ‘한참 전 일인데 괜한 얘길 꺼내는거 아니냐’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그대로 넘어가기엔 피해 본 사람이 너무 많아요.”

자리에 앉은 정형돈은 차분한듯 긴장돼 보였다. 벌써 4~5년 지난 얘기를 끄집어내며 기억을 떠올렸다. 박근혜 정부가 4대 악으로 지정한 것 중 불량식품에 대한 표적 수사로 도니도니 돈까스가 저격됐고 그 여파는 정형돈 뿐만 아니라 가족이 있는 식품업체 직원들에게 미쳤다.

“두 딸이 나중에라도 아빠 이름을 검색하다가 왜곡된 내용을 볼 수도 있잖아요. 바로 잡을 건 잡아야죠. 저도 그렇지만 그 일로 인해 야미식품서 해고된 사람들은 얼마나 억울할까요.”
인터뷰는 8년만이라고 했다. 돈까스 얘기를 할 땐 책임감 있지만 본업 얘기에는 예능감 한가득이다. 건강도 많이 좋아 보였다.

-늦게 나마 이렇게 입장을 밝히는 이유가 있나.

“나는 조사대상이 아니었으나 내 이름을 내 건 돈까스였고 피해를 본 사람이 많기 때문에 돕겠다고 나섰다. 당시에는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말을 해서도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시대도 바뀌었으니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당시에 얘기를 하려곤 했나.

“억울함을 토로할 것도 없이 ‘그냥 너희가 잘못했어’라고 몰아가는 식이었다. 그래서 말할 엄두도 안 났다. 매우 겁이 났고 더욱 위축됐으며 나중에는 괜한 말로 오해를 살까 숨게 됐다. 사실 이런 인터뷰 자리도 굉장히 오랜만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알아가는 방법에 둔감해지고 있다.”

-돈까스에 뭐가 문제였나.

“내가 아는 건 우리 돈까스가 수분을 제외하지 않고 중량을 표시했다는 점이였다. 고체 제품은 정제수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구분하지 않아도 됐다. 이를테면 사람의 몸에 수분이 70%인데 누가 몸무게를 말할 때 수분을 빼고 얘기하나.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우리로 인해 생긴 기준이었다.”

-왜 도니도니 돈까스에게만 기준이 엄격했나.

“박근혜 정부가 4대 악으로 지정한 것 중 불량식품에 대한 표적 수사로 희생양이 됐다고 전해 들었다. 명확한 기준이 없었는데 우리에게만 가혹했던 걸 보면 어느 정도 무게가 실린다. 나는 괜찮았지만 업체 사람들 모두 굉장히 힘들었다.”

-이름과 얼굴을 내 건 제품이라 애착이 컸을텐데.

“식품업체와 미팅을 한 후 돈까스를 만들자고 했을 때부터 같이 작업했다. 직접 맛 보고 맛이 이상하면 다시 만들고 그런 과정을 수 없이 함께 했다. 투자한게 아니라 직접 피해는 없었지만 같이 고생해 온 사람들이 피해를 많이 봤다. 해고된 인원도 상당하다고 들었다.”

-판매량이 한 순간 떨어졌을텐데.

“많이 팔려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 사건이 터지니 당연히 비난도 거셌다. 판결 결과 벌금형이 났으니 어쩔 수 없지 않나. 먹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불량식품으로 낙인 찍힐만한 퀄리티가 아니었다. 마지막 완제품 출시도 같이 지켜봤다. 마음 속 한 편으론 늘 아픈 손가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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